로카텔리가 유벤투스로 이적한다면?

실상 이 선수가 사수올로에서 포백 앞에 섰을 때는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많았습니다. 기본적으로 좌 우 모두를 아우를만큼의 깜냥도 되지 못할 뿐더러 경기를 조립하는 데에 있어 이 선수가 특출난 재능을 지녔는가에 대한 질문엔 확실히 아니라고 답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. 밀란 팬분들이라면 대충 무슨 이야긴지는 아실 겁니다. 그 자리에 세워둘 수는 있어도 그걸로 하여금 이 선수에게 뭘 기대하거나 이럴 껀덕지가 없어요. 

그래서 사수올로는 오비앙을 영입한 거고, 때문에 로카텔리가 실질적으로 6번 미드필더 자리에 나온 경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. 물론 이 선수의 효용가치가 떨어진다 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. 로카텔리는 좋은 킥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. 사수올로는 기본적으로 양 측면에 위치한 선수들 위주의 아이솔레이션 플레이를 즐겨하는데, 이에 전환을 도맡아 하고 있을 정도로 로카텔리의 킥 테크닉은 괜찮은 편입니다.

제가 일전에 바렐라를 평가할 때 꽤 다양한 구질의 패싱을 구사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, 로카텔리 역시 소화할 수 있는 구질의 종류가 많습니다. 그렇기 때문에 상대 박스 부근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통한 예리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 거구요. 특정 지역에서 다양한 구질을 통해 볼을 피치 위 어느 곳이든 보낼 수 있는 능력은 생각보다 훨씬 좋은 능력입니다. 

운동 능력이 그렇게 좋은 선수는 아닌지라 쓰임새에 한계가 있지만 적재적소에 활용할 경우 기대치 만큼의 활약은 해줄 수 있는 선수입니다. 

이 이야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, 현 유벤투스의 사령탑 피를로에게 딱 로카텔리를 쥐어주었을 경우 어떨까 라는 질문을 좀 받았기 때문인데 결론만 놓고보면 끔찍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. 제가 축구를 오래 봐온 건 아니지만, 여태 축구를 봐오면서 볼란테 동선이 제일 엉망인 곳이 현 피를로의 유벤투스와 EDF의 칼리아리거든요. 피를로는 두 명의 볼란테가 한 명의 효율을 내는듯 극히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, EDF의 칼리아리는(3백을 말하는 겁니다) 볼란테들이 그냥 없는 수준이었습니다. 

로카텔리는 이러한 환경에서 제 몫을 하기 힘든 유형입니다. 사수올로에서도 자신에게 할당된 공간이 적어지면 턴오버가 급증하고 그 것이 이 선수가 지난 날 6번으로의 실패를 겪었던 주 원인이거든요. 근데 현 피를로의 유벤투스에선 이 부분을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. 내 옆에 있는 선수가 오히려 내 시야를 가린다거나, 수비시에 고개를 두리번 거리다보니 어? 너 왜 여깄어 하는 듯 같은 지역에 있는 공만 보고 달려가는 뽄새가 한 두 번 나온 게 아니에요. 선수들끼리의 소통, 선수와 감독간의 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모습들이 자주 보였습니다.

뭐 이 부분은 나중에 유벤투스 이야기를 하면서 더 말해볼 테지만, 지금 현 피를로의 유벤투스로 로카텔리가 이적한다? 사수올로에서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괴리가 클 겁니다.